대마도 자전거 여행 1
6년전쯤 대마도 자전거 여행을 계획하였으나, 풍랑으로 배편이 결항되어 못간 것이 내내 아쉬었다.
5월 연휴를 맞아 2박3일 계획으로 다시 배편을 예약하고, 숙소도 예약하며 드디어 대마도 자전거 여행을 하게 되었다.
5월 3일(토) 4시경. 대구에서 출발하여 부산항엔 6시쯤 도착. 부산항 터미널엔 연휴를 맞아 해외로 떠나는 많은 여행객들로 붐볐다. 우리가 타고 갈 씨플로워 출국장에도 줄이 끝이 없다. 자전거 및 낚시 승객들은 짐이 많아 우선 승선하게 해 주어 기분 좋게 승선.
2시간여의 항해로 드뎌 히타카츠항(比田勝). 승선때랑은 다르게 하선은 자전거가 마지막이다. 진철이랑 내 자전거는 무게가 무거워 2층까지 올리고 내리기가 쉽지 않았다.
이번 여행의 첫 사달은, 히타카츠항에 자전거 수리점이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수리점이 없었다. 부산항에서 진철이 자전거 뒷바퀴 브레이크가 문제가 있단걸 알았지만 히타카츠에서 고칠 생각이었는데.... 그래도 싶어 렌털점의 직원에게 부탁 드렸더니 나름 열심히 손을 보니 다소 나았다. 완전 해결은 아니고...
오늘 목적지인 미네(三根) Peak 民宿 까지는 식당이나 마트가 없을거 같아 이곳에서 점심을 먹으려는데 한국 관광객들로 식당마다 손님이 많다. 대기줄이 좀 있는 MADO 란 곳이 괜찮을 듯하여 20여분 대기 후에 난 우동, 진철이는 덮밥. 가격도 적정하고, 맛도 그럭저럭....
간식 및 음료 준비 후 헤키레키신사로 출발했다. 구글 지도만 믿고 가는데... 구글 위치에 갔는데 신사가 없다. 바다 건너편에 탑 비슷한게 보여 다시 왔던 길을 돌아 찾아가니 여행온 한국 연인이 먼저와 구경하고 있어, 진철이랑 함께 첫사진을 부탁해서 찍고... 지금 생각해 보니 우리가 도착한 곳에서 배를 이용해 바다 건너 가야하는 곳으로 만든 듯.
오르막길 - 터널 지나고- 내려가길을 몇번. 슈시단풍길을 지날때 쯤엔 바람이 엄청 나다. 나뭇가지가 바람에 꺾여 나뒹구는데 떨어지는 가지에 맞아 다칠까 걱정이 될 정도다. 빗방울도 날리고... 갈길은 멀고...
39번 지방도 길에 위치한 긴의 장수은행나무(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1500년이라니) 에서 잠깐 구경하고 마음이 급하여 계속 달렸다. 맹 오르막-터널-내리막의 연속이다. 체력을 아끼기위해 도로 경사가 10도 정도만 되어도 내려서 끌바했다. 어느 터널에는 조명이 없어 앞이 깜깜했다. 내려가면 작은 어촌을 만나고. 또 고개 오르고...
빗줄기는 점점 강해지고, 하늘은 점점 어두워지고, 이번엔 진철이 자전거 앞바퀴가 탈이 났다. 진철이 말에 의하면 내리막인데도 브레이크가 잡혀 속도가 잘 나지 않는단다. ㅠㅠ. 겨우겨우 미네마치 사카에 이르니 5시경, 숙소엔 6시 넘어야 도착할 거 같아 길가의 슈퍼에 들러 주인 할머니에게 사정을 설명하며 숙소에 늦게 도착될 것을 전화로 좀 전해달라 부탁 드렸다. 근데, 나도 이 상황이 당혹스러웠는지 내 휴대폰의 피크민숙 전화번호를 보여드렸는데, 이분이 한글을 읽을수도, 또 한국에서 일본으로 전화한 국제번호라 현지에서와도 다를텐데... 결정적으로 내가 피크민숙이라 했는데, 계속 엇갈리다 할머니의 '삐고 민수크'이라는 말에 '아! 삐고민수크' . 어느 정도 진철이의 나름 일본어로 설명을 해서 겨우 민숙집에 전화해 우리가 예정보다 늦음을 알려주었다. 주인짱의 '조심히 오라'는 말에 안심이 되었다. 그나저나 슈퍼의 주인 할머니가 넘 고마웠는데 따로 인사도 제대로 못했다. 담에 뵐수 있으려나... 이럴 땐 나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되갚으면 되겠지...
또 오르막 길을 만나 자전거를 끌고 가는데 Apollo 주유소가 보였다. 혹 자전거 수리가 가능할까 싶어 점원에게 말을 걸었다. 남 직원이 자전거 살피는 중에 옆에 있는 여 직원에게 Apollo 심블이 예쁘다고 이야기 했는데, 나의 아폴로 발음이 시원찮아서인지, '아뽀-로'라고 나의 발음을 지적한다. '아뽀-로'라고 따라 해주고... 암튼 자전거 브레이크는 고치진 못하고 꾸역꾸역 터널에 도착. 이젠 내리막이다. 얼마 지나지안아 도로 왼편으로 작은 하천이 나타났다. 곧 그 하천이 미네만으로 연결될 거 같아 힘든 여정이 다 끝나감을 느끼며, 힘들게 힘들게 '삐크 민수크'에 도착. 짐을 풀고 바로 호타루노유 온천에 갔다. 비록 작은 동네 목욕탕 같았지만 그래도 온천. 490엔에 가격도 착한데, 수건과 때수건은 따로사야...
힘든 하루를 마치고 먹는 일본 가정식은 말이 필요 없었다. 저녁 및 아침 포함해서 15,000엔/2인 이면...
유튜브 참조: https://www.youtube.com/watch?v=GIGIHpSowk8&t=199s
대마도 자전거 여행 2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