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철이랑 떠난 동유럽 및 발칸 5개국(마지막날)
저녁 8시 20분경 두브로니크를 출발한 비행기는 약 12시경에 이스탄불에 도착했다. 실재 비행시간은 2시간정도인데 시차로 인해서.
입국 수속후 호텔에 도착하니 근 2시. 바로 잠들었는데 6시경에 깼다. 이번 여행내내 숙면을 취하지 못해서인지 피로가 겹쳐 입에 포진이 생겼다. 휴~ 한살이라도 젊을때 여행다녀야 한다는 선인들의 말씀이 그른게 없다.
여행의 시작이 엊그제 같았는데 벌써 마지막 날.
조식후 관광버스로 성소피아성당(Hagia Sophia)에 도착하니 보슬비가 조금씩 내린다. 성당안에 들어가 관람을 하고 싶었으나 여의치않아 외관만 둘러본다. 1700여년전 건축되어 성배드로성당이 짓기전까지는 세계 최대였으며 오늘날까지 비잔틴 건축의 최고작이라고 하는데... 담엔 꼭 안을 봐야지.
여행중 무거운 DSLR카메라를 고집하는 이유는 한장을 찍더라도 제대로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제대로 찍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근데, DSLR카메라는 무거운 거 외 또 다른 문제가 있다. 다른 이에게 사진을 부탁했을때 대부분은 렌즈의 초점을 맞추지 못한다. 이 사진도 핀트가 맞지 않지만 둘이 같이 찍힌 사진이 많지 않아서 조심스레 올려본다.
성소피아 성당의 바로 맞은편에 있는 블루모스크. 17세기 터키인들의 이슬람 건축 예술의 우수성을 대표적으로 반영해 주는 건물로써 푸른 색상과 타일 장식과 중앙 돔으로부터 나있는 260개의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이 어우러져 황홀한 장관을 연출한다.
여행 기간내내 진철이랑 동갑내기인 금미에게 사진 같이 찍기를 그렇게 권했는데, 진철이가 부끄러워서인지 찍지를 않는다. 이렇게 순진해서 장가는 갈 수 있으려나...ㅋㅋㅋ
마지막날. 블루모스크에서 드디어 한장을 찍었다. 진작에 그랬으면 잔소리 많은 아빠보다 둘이서 재미있는 여행을 할 수 있었을텐데...
근데 내가 왜이리 아쉽지...
빈대학(첫째날 참조)에서 진철이랑 꼭 다시 만나렴....
많은 관광객으로 인해 혼잡한 모스크 실내를 대충 둘러보고 나오니 일군의 히잡을 쓴 여신도들이 입장한다. 이방인의 눈엔 히잡을 쓰는게 참 불편해보이는데 종교적 신념이 그 모든 것을 견디게 하다니... 맛있는 삼겹살도 먹지 못하고...(이슬람교는 특히 금기시 하는 게 많은 거 같다. 이유야 많겠지만 급변하는 시대에 맞추어가는 것도 괜찮을 거 같은데... 내 생각엔.)
1453년 5월 29일(화)은 인류가 중세를 접고 근대를 여는 날이었다. 오스만 제국의 술탄 메흐메트 2세는 콘스탄티노플 성벽을 향해 총공세를 시작했다. 48일 동안 밤낮으로 결사 항전하며 버티던 비잔틴 제국의 마지막 황제 콘스탄티누스 11세는, 더 이상 제국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1128년을 지탱해 온 제국과 운명을 함께하기로 한 황제는 성안의 시민들과 함께 최후까지 장렬하게 저항했다. 병력은 그리스인 4,983명, 외국군 2,000명 남짓이 전부였다. 7,000명도 되지 않는 병력으로, 메흐메트 2세가 직접 지휘하는 오스만 제국의 정예군 10만 명을 상대하기는 애초부터 불가능했다. 날이 밝기도 전에 토프카프 쪽의 성벽이 뚫렸다. 물밀듯이 오스만군이 들이닥쳤다. 이슬람 군대의 전통에 따라 사흘간 살상과 약탈이 이어지고 위대한 콘스탄티노플은 맥없이 무너졌다. 마지막 황제 콘스탄티누스 11세는 행적을 감추었다. 시민들 사이에서 최후까지 싸우다 전사한 것으로 보인다. 시민들이 황제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시신을 어디에 묻었는지 알리지 않아 아직까지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출처: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148XX48300032)
근데. 우리가 잘 모르는(나만 모르는 건 아니겠지...) 4차 십자군 원정때에도 콘스탄티노플은 함락됐었다. 제4차 십자군은 이슬람에 빼앗긴 성지 예루살렘이 아니 엉뚱하게도 동로마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한다. 동로마제국의 많은 재물과 향신료 교역을 탐낸 베네치아 상인들이 십자군을 사주했기 때문이란다. 500년 넘게 이슬람 세력의 거센 도전을 막아 내며 크리스트교 세계의 방패 노릇을 했던 콘스탄티노플은 같은 크리스트교도의 손에 약탈당하는 신세가 됐다. 공격을 주도한 베네치아공화국은 동로마제국 영토의 40퍼센트가량을 차지하며 지중해 북부의 패권을 거머쥐었다.
아래 그림은 Domenico Tintoretto가 17세기에 그려서 지금은 베네치아 두칼레 궁전(Palazzo Ducale)에 있다는 "1204년 십자군"이란 작품이다. 이 그림이 재미있는건 그림 중앙 왼쪽편 흰옷의 성직자(주교)다. 큰 십자가를 든 이들은 도대체 누구 편을 응원하는지... 기독교인이 기독교인을 상대로 공격하는데...( 물론 그림의 성직자는 베네치아의 승리를 위해서...)
그리고 당시의 군선인 충각이 달린 갤리선과 베네치아의 상징인 붉은바탕의 날개달린 황금사자. 당시의 전투장면을 재미있게 묘사했다.
<The Crusade of 1204 – Domenico Tintoretto 17th century>
결국 이로써 유일무이한 강자로 등극한 베네치아는 포르투칼, 스페인의 대항해 시대가 오기 전까지 번영을 누리게 된다.
에필로그(Epilogue)
진철이랑 함께 한 6박 9일이라는 짧지만은 않은 여행이 나름 즐겁고 유익하였다.
급하게 여행을 하게되어 사전준비가 부족해서 여행 내내 많은 부분이 아쉬웠으나, 이 기행문 비슷한걸 쓰면서 구글 지도와 다양한 자료를 검색하는 과정에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이번 여행의 아쉬운 곳은 역시 빈과 이스탄불이다.
빈은 한 5일쯤 머물며 박물관과 미술관을 두루 둘러보고 싶다. 그러기위해선 서양미술관련 책을 읽고 가야겠지...
그리고 이스탄블.
동서양 문화의 용광로라는 이곳도 한 5일쯤.
"세상은 넓고 갈곳도 많다."
돈 걱정, 시간 걱정(물론 건강은 필수) 없이 언제쯤 다닐 수 있을지...
* 인사발령으로 급하게 마무리하게 되었다. 틈틈히 보안해야지...